수에즈운하 마비 사고 (에버기븐호 좌초 사건)

공식명칭 : 2021년 수에즈 운하 마비 사고

발생시기 : 2021년 3월 21일 오전 7시 40분 (이집트 시간)

발생장소 : 홍해에서 지중해로 향하는 수에즈 운하 초입 부분

재난종류 : 선박 사고

피해규모 : 세계 해상 물류 지연으로 인한 천문학적인 손해가 발생(단순계산으로만 하루 10조가 넘는 피해액 발생, 운하가 봉쇄된 기간이 7일이므로 70조... 이 사고로 인해 영향을 받은 유가 상승이나 물류 마비 및 원자재 수급에 영향을 모두 따지면....계산이 어렵다. 어우 머리야;;)

 

얼마전 일이다.

어찌보면 정말 황당하고, 이런일이 생길 수도 있구나, 역시 세상은 오래 살고 볼일이야 하고 생각이 들 정도의 일이 발생했다. 2021년 3월 23일 오전  7시 40분(이집트 시간)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이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되어 통행이 마비되어 버린 사건이다.

에버 기븐호라는 배가 어떤 배인가 해서 찾아보니, 길이가 400m, 너비가 59m라고 한다.

크기가 가늠이 잘 안되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블르즈 칼리파 두바이 빌딩이 826m, 롯데월드타워 높이가 555m, 동북아 무역타워가 308m라고 하니...얼마나 거대한 배인지 더 감이 잘 올 듯 하다.

 

2020년 3월의 에버기븐호(출처 : 위키백과)

여기서 에버기븐호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해보자면~

일본 이마바리 조선주식회사(今治造船株式会社)에서 건조한 대형 화물선이다.  2018년 건조되었고 선주는 이마바리 조선주식회사의 자회사인 쇼에이 기선(正栄汽船), 선적은 파나마에 두고 있다. 운영사는 타이완의 에버그린마린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화물선 가운데 하나로 총톤수 22만4천톤이다.(컨테이너 2만개 선적 가능하다고 하네요ㄷㄷㄷ)

 

1. 사고의 발생

처음에는 시속 74km가 넘는 모래폭풍을 맞고 배가 방향성을 잃고 기울어지면서 좌초되었다고 하는데, 그 후 여러가지 원인 분석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폭풍은 주된 원인이 아니고 기술적인 문제나 선원의 실수를 주된 원인으로 가정하고 계속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에버 기븐호가 대만소유의 배인데, 만들기는 일본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번에 친일성향이 아주 높은 대만이 삼성중공업에 대량의 수주를 주었다고 하니 뭔가 있는 듯 하다.(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나겠죠.)

 

사고 당시 에버기븐호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향하고 있었는데, 북쪽으로 향하는 배들 중 5번째로 운하를 통과하던 중이었고 그 뒤로 15척의 선박이 뒤를 따르던 중이었다. 뒤따르던 배들은 닻을 이용해 긴급 정박을 하게 되고,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는 배의 숫자만 230척이었다고 한다. 이들 배들 중 5척의 컨테이너선, 41척의 산적화물선, 24척의 유조선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사고로 인해 총 1690만톤의 화물이 운송에 직접적인 지장을 받았다고.

 

2. 사고의 대응

이집트 정부는 배 두척을 보내서 에버기븐호를 구조하기로 계획을 수립하였다. 에버기븐호의 연료와 선박평형수, 그리고 컨테이너 몇대가 제거되었고, 굴착기를 동원하여 배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워낙에 큰 배라서 문제의 해결까지 몇주는 기본으로 소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라고 한다. 사고가난 이틀 뒤인 3월 25일에는 수에즈 운하 관리국이 에버그린호가 구조될 때까지 배들의 수에즈운하를  통한 이동을 금지했다. 

3월 26일에는 준설이 87%정도 완료가 된다. 하지만 더 빠르고 명확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해군의 조력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언제다파냐...?(포크레인이 티스푼같은건 나만그런거임?)(출처 : 위키백과)

3월 27일에는 밀물이 들어올 때를 이용하여 14척의 예인선으로 배를 끌어내는 계획을 세웠다. 에버그린의 선주인 쇼에이 기선은 배가 특별한 피해나 파손은 입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띄울수만 있다면 정상적으로 다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3월 29일 슈퍼문으로 인한 최대 만조의 도움으로 배를 모두 띄우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7일째 되는 30일, 다행히 정상 항로를 바로잡아 수에즈 운하의 길을 틀 수 있었다.

 

3. 피해 및 영향

수에즈 운하 사고 전 후 정체상황(출처 : 위키백과)

수에즈 운하는 전세계 물류의 10%정도를 담당하고 있기에, 전문가들은 이 사고로 유류, 일용품 등의 운송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내다보았다. 매 시간당 4억달러의 손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할때 까지 추가로 매일 90억 달러 상당의 상품 운송이 지연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석유 운송에 차질을 받아 국제 유가는 6% 이상 상승하였다. 

이 사고는 특히 커피의 물류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유럽과 미국 동부로 보내는 커피의 대부분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도체 물자 또한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여러가지 물자 부족을 해소 하기 위해 이번 사고가 수습이 되고 난 후에 필요한 운송을 미리 선주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피해예상 중 주목되는 것이 대량의 가축 폐사의 우려다. 보통 육류는 도축 후 냉동과 같은 방법으로 운송하는데 중동의 경우 바로잡은 고기를 원하는 할랄 음식의 수요가 많아서 가축을 산채로 싣고 이동하는 배가 많은데 이번 사고로 이러한 배가 14척이라고 보도 되었다. 이 배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중동으로 가던 길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세계 최대 양 수입국인 사우디는 루마니아에서 살아있는 양을 수입해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하는데 이슬람교에서는 이슬람식 도축방식인 '다비하'에 따라 도축된 고기만 할랄음식으로 인정한다고 한다.)

이번 사고가 장기화 될 경우, 이러한 가축 운송선박은 여분의 사료를 충분히 갖고 이동하지 않으므로 앞으로 하루,이틀 안에 상상하기 끔찍한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을거라고 우려하고 있다.(이게 제일 쇼킹한 피해인 듯...;;;)

 

이번 사고로 인해 해운사들은 희망봉을 거치는 우회 경로인 희망봉항로를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거리가 그만큼 증가하므로 해운 운임이 크게 증가할 수 밖에 없고, 화물선 역시 추가로 필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조선업은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해운이 감당하던 일부 물동량은 항공 운송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항공 운임 역시 오를 전망이다.

러시아는 이 사태를 이용해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대체 항로보다 짧은 북극 항해로를 홍보하고 있다.(대단한 불곰국;;)

 

이번 사고를 본 일반인으로서는 해상 물류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생각보다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커피나 반도체, 유류등의 해상 물류는 우리 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당분간 커피는 아껴먹어야 겠다. 

기름도 아껴써야겠고...아무튼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은 소듕해...

 

현재시간 2021년 3월 30일,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정상 항로로 위치 수정을 마쳤다고 한다.

사고 발생 후 7일만의 일입니다. 다행이네요 정말.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2021년 3월 29일) 일대 발 묶인 선박 수는 453척이라고 한다. 일부 선박은 아프리카 남부 희망봉 주변을 돌아가는 우회 항로를 선택하였다. 이 경우 항해가 12일가량 길어진다고.. 한국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선박 4척을 희망봉 노선으로 돌리기로 했다. 유럽~아시아 왕래 노선 선박이 희망봉을 돌아가는 것은 약 45년 만.

 

(참고로 희망봉으로 돌아간 배들에 대해서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됐을텐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빠른 운송도 중요하지만 약속에 맞춰 도착하는것도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우리는 희망봉으로 돌아갈테니 늦더라도 언제까지는 도착해주겠다"하고 출발 한 것이기에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먼길을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될 듯. 그에 따른 손해배상액이나,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기 위해 지불하는 이용료와 최근의 저렴한 유가와 비교해 볼때는 금전적으로도 해볼만한 결정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300척 넘게 대기순번이 밀려있는 상황에서 계속 기다리게 될 경우, 언제 순번대로 빠져나갈지도 변수로 작용했다고..)

 

그나저나...

이번 사고선박의 선주인 일본회사는...또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해댈지 귀추가 주목된다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