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한테 일본은 역사적으로 보면 원수같은 놈들이지.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나라라서 마냥 생까고 살수도 없어.
정말, 어찌 할 수가 없는 나라지.
한때는 하나하나 다 알려줘야하는 어린아이와 같기도 했었고(삼국시대)
한없이 뭔가를 바라는 떼쓰는 초딩,중딩같기도 했었고(왜구시절)
머리좀 굵고 나니 대들기도 했다가(임진왜란)
그러다 결국엔 패륜짓을 일삼았고....(덴노헤카이반자이 제국 시절).
그러다 결국엔 그 패륜짓이 전 동아시아에 악마로 성장하여 패악질을 일삼다가 저 멀리 잠자는 호랑의 콧털까지 건드리게 되었다. (파국의 서막)
그래서 결국에는,
우리 입장에서는 아주 속 시원한 일이었지만,
인류애적인 사고로는 좀 딱하다 할정도로 끔찍했던 그 날.
도쿄 대공습.
그 날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도록 하려구 해.
1. 당시의 상황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난 후, 초반에는 조금 승승장구 하다가 미드웨이 해전에서 개털리고 난 후, 대 패닉에 빠지게 돼. 그 이후 차례차례 그들이 점령한 지역은 미군에 의해 다시 잃게 되지.
그 과정은 정말 수많은 전투와 사건들이 있지만, 그걸 여기서 다룰수는 없다. 분량이 어마무시해!!
그리고 너무 재미있다구!
내가 그걸 쓰다가는, 몇날 몇일을 보내버릴지 모르겠으니까 일단 참겠어;;;
어쨌든,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공격하면서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고 초반에는 자신만만해있었어.
아주 그냥 세계를 모두 집어삼킬 수 있다고 생각이라도 한건지...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야.;;
그들의 자만심은 미드웨이해전을 필두로 처참히 뭉게지게 됨...
뭐 그 사이의 처절한 여러 전투에서 반자이돌격 등 일본군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연합군에게 어이없는 피해도 발생하긴 했지만 뭐, 걍 도륙해버리면 그만. 연합군에게 점점 점령지를 잃게 되고,
결국 그들의 힘은 본토로 쪼그라들게 돼.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네랄도, 가스도 모자라게 되는 처지가 되지...(이래서 본진만 파먹다가는 백전백패한다는 말이 맞나봐.;;)
이정도 상태가 되면 적당한 선에서 협상을 통해 자기들이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의 이익이 되는 것을 취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잖아. 그런데 얘네들은 안그럼.ㅡㅡ
걍 일억 옥쇄 어쩌구 하면서, 전국민에게 반자이 돌격을 시키려고 했어.(내가 봤을땐 이게 치명적인 결정이었다고 본다;; 오죽하면 올림픽 작전, 몰락 작전 등이....(이건 나중에..))
주변 섬들(과달카날, 필리핀, 이오지마 등등)을 점령하고 요지에 폭격기지를 만들어 일본에 대한 폭격을 착착 준비했어.
너무도 유명한, 나중에 크리티컬 한방을 선사할때도 날라간 B-29가 준비가 돼.
그렇게 일본에 대한 폭격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이 전쟁은 일본군이 문제지, 일본의 민간인들이 뭔 죄냐, 하며 최소한의 지킬건 지키자며...그리고 우리도 위험하잖아 하며... 주간 고고도 폭격을 했지만, 그게 제대로 맞을리가 없지. 안전을 위해 고고도 투하를하니 폭탄이 목표지점에 제대로 맞겠냐.
보다못한 로리스 노스태드 중장이란 사람이 도쿄 폭격의 담당을 바꿔버렸지.
그렇게 우리의 영웅(?). 커티스 르메이 장군이 나타나심.
(정확하게는 육군항공대 소속 소장님이지만, 난 그냥 장군님이라 부르겠슴.)
2. 르메이 장군과 작전의 전개
드디어 제대로 된 장군님이 나타나신거야.
그 전까지는 일본의 공업지대만, 그리고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공격하겠다는 생각으로 민간인 거주지역을 피해서, 또한 우리편 목숨도 당연히 소중해~주간 고고도 폭격을 해왔지만...
이게 타격이 하나도 안됐던게, 너무 높은데서 폭탄을 떨궈서 제대로 폭탄이 떨어진 것은 거의 없다고...
오죽하면 일본 민간인들이 폭격기가 온다고 하면, 보기 좋은 자리 잡고 불꽃놀이 구경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소풍갈 정도였다고 하니 말 다했지..
르메이 장군이 부임하고 난 후 첫번째로 떨어진 임무는 "일본의 산업역량을 완전히 무력화 시키라"였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르메이 장군...
그는 아주 호전적이고도 솔선수범인 군인이었어. 위험한 것중에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B29폭격기 부대 선봉에 직접 탑승해서 진두지휘를 했을 정도였지.
그런 그였기에 국가를 위해 목숨을 기꺼이 버릴 수 있는 만큼, 동시에 부하들의 목숨과 기체들도 소중하다고 생각했어.
왜 지극히 비효율적이고 명중률도 형편없는 낮 폭격을 고수해야하는가. 난 하지 않겠다!!
일본군(쨉놈들!)들은 모두 청소 대상이다!!, 우리 파일럿들의 생명과 작전의 성공, 모두를 잡겠다! 민간인들? 그들도 똑같은 일본군이라구!!(실제로 많은 군수물자 부품같은 것들이 일본민간인 가정에서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었다고 해.)
그렇게 야간 폭격으로 방향을 돌렸어.
르메이 장군(이라고 읽고, 사신이라고 부른다)의 작전은 간단했어.
"대공방어가 취약해지는 야간에 B-29폭격기를 대량 투입, 지상 1500~3000M 저고도에서 한꺼번에 폭탄을 "배달"하고 돌아온다."
일본의 대공방어망은 실제로 위와 같은 허접한 상황이었어. 저런 화기로 지상에서 발사해서 폭격기를 잡겠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
어쨌든, 르메이 장군의 야간 폭격은 당시만 하더라도 언듯 보면 뭔가 자살 특공대?스럽긴 한데...여기에는 철저한 계산이 있었던 것.
- 고도 2000M는 기관포와 같은 소구경 대공화기가 제대로 닿지 않는 지점이면서, 대구경 대공포는 시한신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지점이다.
- 당시는 이미 일본에는 에이스 파일럿이라고 불릴만한 인원이 다 전사하거나 지들이 반자이~하고 자살한 뒤였다.(가미가제). 그래서 기습을 포착한다고 한들 그에 대응할만한 전력이 전무하다고 판단.
- 야간이라는 환경 자체가 오히려 아군에게 안전을 보장해준다. 긴급한 이탈을 막아 연료소모도 최소화할 수 있어, 폭장량 또한 최대로 채워넣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르메이 장군의 신의 한수가 하나있어.
일본은....대부분이 목조가옥이라는 것. 그러니 그것들을 모조리 불태워야하니, 파괴력이 더 높은 고폭탄은 집어치우고, 모조리 불태워버릴태니 소이탄으로 꽉꽉 채워서 다녀오거라. 한거지.
(일반작전에서 2달동안 쓸 소이탄을 5일안에 퍼붓기로 했다고 하네.ㄷㄷㄷ)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민간인들에 의한 가내수공업 형태로 군수물자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아는 르메이장군이었으니, 그들은 단순한 민간인이 아니라 일본 군수산업 역량 그 자체였다고 판단, 드레스덴 폭격(다수의 민간인이 사망한 연합군의 독일에 대한 폭격)의 사례를 들며 우려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간단히 무시해줬어.
3. 작전 개시
르메이 장군은 소이탄 폭격작전을 예배당 작전(Operation Meetinghouse)이라고 이름붙이고 1945년 3월 9일 밤 ~10일 새벽에 걸쳐, 사이판과 티니안 섬에서 344기의 B-29 슈퍼 포트리스 폭격기를 출격시켰어. 이 때 출격한 폭격기는 1대단 7톤의 소이탄을 장착, 총 2400여톤을 도쿄에 떨어뜨리기로 되어있었어. 폭격기들은 당초 르메이의 작전대로 저고도(약1500m) 상공에서 폭격하기로 했어. 이 때 출격한 폭격기들은 좀 더 비행속도를 높이고 폭탄 적재량을 높이기 위해 후방 기총을 제외한 모든 방어기총과 탄약을 제거했다고 해.
도쿄시각 3월 9일 밤 10시 30분.
NHK라디오 방송이 B-29편대의 도쿄 접근을 알렸어. 곧 경보 사이렌이 울렸지만 깜깜한 밤에, 당시에는 레이다란게 제대로 있었겠어?(2차대전 후반에 겨우 나온건데..있을리만무하지) 그저 어디서 어떻게 오나...하면서, 이전까지의 불꽃놀이 폭격정도로만 여기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몇시간 후, 자정무렵, 제 1번기가 동쪽으로부터 저공으로 급히 접근하여 네이팜탄 뭉치를 풀어놓음.
그리고 제 2번기가 스미다강 상공에서 제 1번기의 진로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며 소이탄을 투하함.
생각해보면 완전 소름이야. 1번기와 2번기가...엑스자를 만들어놓은 거지. 그 깜깜한 밤에 활활 타오르는 소이탄의 불꽃으로 엑스자 표적을 만든거야....그다음은???
폭격기 280여대가 폭음을 울리면서 3000M의 고도로 진입했어. 마시려고 둔 찻잔 속의 차가 밖으로 튈 정도로 엄청난 진동이 동반된 야간 작전의 첫 시작이었어.
이 날, 300여대가 넘는 B-29들은 도쿄 상공에 E-46 확산탄 8500발과 M-69 소이탄 자탄 50만개, 네이팜 소이탄 총1700톤을 투하했다...
도쿄 도심에는 순식간에 불꽃이 밤하늘 30M 높이까지 치솟으며 치명적인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고 해. 그리고 하필, 이날 시속 27~45km 지상풍이 부는 날이어서 화염은 순식간에 도쿄 도심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기 충분했지.
초기 15분 동안에 목조 건축물이 밀집해 있는 구역을 중심으로 소이탄에 의한 거대한 불구덩이로 변했고, 화재로 인한 가열된 공기는 팽창해서 상승, 그리고 다시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여 풍속은 점점 강해졌다. 이 대류현상으로 인해 거대한 소용돌이 불기둥이 만들어졌고 시속 65km가 넘는 강풍은 불붙은 연소물들의 잔해를 빨아올렸다가 사방으로 흩뿌렸다.
불의 악순환..이 불의 쓰나미는 수십~수백미터를 쉽게 뛰어넘어서 탈 수 있는 모든 것을 태우기 시작했어. 이미 그 규모는 어마어마해져서 더이상 태울 것이 없어서 스스로 꺼지거나, 아니면 큰 비가 내려서 꺼지지 않는 이상 소화는 불가능해 보였다.
일본인들은 평소에 배운대로 하면 불을 끌 수 있을 줄 알았다는데, 네이팜탄 뿐만 아니라, 기름이 가득찬 2.5톤짜리 폭탄을 2.6제곱킬로에 1개 꼴로 투하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채 소화를 위해 덤벼들었다.(르메이...사신 맞구나;;)
이 날의 도쿄대공습에 의한 도쿄시민들의 모습은 처절했다고 전해져.
도쿄 동북쪽에는 간논사라는 절이 잇었다는데 이 곳은 오랜 세월동안 도쿄의 많은 화재가 있었음에도(역시 예로부터 불에 약했구나 니뽄), 한번도 불에 타지 않았다고하여 관세음보살의 가호가 있다고 믿고 그 곳에 몰려들었다고 해. 하지만, 이번 폭격만큼은 버티지 못한채, 목조로 만든 그 절은 큰 화장용 장작더미가 되고 말았다고 하지....(ㄷㄷㄷㄷ)
간논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요시와라(吉原)라는 공창이 있었는데, 접대부들의 탈주를 막고, 외부에서의 화재를 막으려고 큰 철문을 닫아놨었다고 하네. 결국...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관세음보살.....)
그리고 동북 지역을 가로지르는 스미다 강이란 곳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물이 흐르는 곳이니 화염 폭풍으로부터 안전할 것처럼 보였던지, 사람들 수만명이 강의 얕은 물로 뛰어들었다고 해. 하지만, 네이팜은 강물 위에서도 꺼지지 않고 잘 타는 물질이었기에, 강물 위도 불바다가 되었고, 그 열기로 인해 강이 끓어오를 정도의 온도가 되었다고 하네. 밖은 열기로 가득하고, 강은 끓어오르고...결국 불에 타죽거나, 물에 뛰어 들어 삶겨 죽거나....도저히 그 불구덩이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도쿄공습으로 인한 화염의 열기가 얼마나 강했던지, 폭격을 하던 폭격기 동체가 달궈져서 작선 수행이 어려웠을 정도였고, 조종석에서 시체 타는 냄사가 진동하여 승무원이 구역질을 할 정도였다고 하니...얼마나 끔찍했던 폭격이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들이야...
4. 대공습 후
말해 뭐해...
소위 "대일본제국"이라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며 "황국"이라고 자랑스럽게 여기던 니뽄의 심장부는 말그대로 잿더미가 되었다.
도처에는 시체가 쌓여 있었고, 강 기슭에 수많은 까맣게 타버린 시체들이 즐비했다.
다음날 3월 10일부터 수십만 명 규모의 대탈출이 시작되었다. 철도는 그나마 빠른 속도로 복구되어 이들을 실어 날랐다고 한다.
이날 단 한차례의 공습으로 대략 가옥 25만 동이 파괴되었고, 180만명이 집을 잃었으며, 도심 약 40제곱킬로가 잿더미로 변했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집계조차 내지 못했다고 한다. (프랑스인 기자 로베르 기얭(Robert Guillain)은 사망자로 간주되는 피해자 수가 19만 7천명이라고 보고된 문서를 접했다고는 한다.)
후에 일본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민간인 사망자 83,793명, 중상자 40,918명, 이재민 100만명 이상. 조선인 1만명 이상 사망. 이 숫자는 후에 원폭에 의한 피해자수보다 더 많은 숫자다. 이 공습으로 도쿄 인구수는 진주만 공습 직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전 후, 일본의 태도나 그들의 행보를 보고 판단하는 몇몇 연구자들이 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때의 대공습 때문에 오히려 전 후 무책임한 그들의 태도가 나온 것이다라고도 한다. 한방에 전율을 크게 느낄 수 있게 해준 도쿄 대공습은 너무도 효과적인 작전이었기 때문에, 미국은 본토상륙을 급하게 추진하지 않고 너무도 철저히 준비하다가 그 사이 원폭과 소련 참전으로 일본이 항복해버리게 된 것이라고. 그들은 온 일본열도 전 일본인이 전쟁의 참상과 그 생지옥을 경험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전범국으로서의 벌을 받았어야 한다는 것.(한마디로 정신을 못차린채로 전쟁이 끝나버림;)
올림픽 작전과 같은 본토 상륙으로 진정한 전쟁의 공포를 그들이 반드시 경험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는 그다지 인류애가 느껴지지 않으므로....개인적인 사견이에요). 오죽하면 도쿄가 아닌 다른 지방 소도시나 시골사람들은 대도시인 도쿄가 어떻게 구워졌는지 전혀 모른채 "우리 대일본제국이 이렇게 멀쩡한데 왜 항복하죠?"라는 이야기를 할정도였다고...
이상, 도쿄 대공습에 대해서 정리해봤다.
워낙에 간단하게 써본거라 좀 더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내용은 빠져서 아쉽긴 하지만, 그런 부분까지 소소하게 다 적으려니, 한두편으로 나눠도 모자랄 것 같아.;;; 다른 자세한 이야기는 조금만 검색해도 이것저것 여러가지 스토리가 많이 나오니 참고해보시고...
고롬 또 다른 이야기로 조만간 포스팅 올려보도록 할께. 허접한 글 읽어줘서 감사할 따름...!
르메이 장군님의 말씀으로 마무리합니다.
** 모든 자료와 내용은 위키피디아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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