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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멋집

대화만두 - 경주 황리단길 맛도 좋고 비주얼도 좋았던 35년된 분식전문점

by Nautilus 2023.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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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념일 여행으로 경주를 다녀왔다.

언제나 연말 즈음 하여 기념일 겸해서 여행을 다녀오는데 코시국이 오고 난 이후로 국내 여행 중심으로 다니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국내도 가볼만한 곳이 상당히 많아서 계속 다니고 있다.

경주는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평생 한 번만 다니는 그런 곳은 아닐 것이다. 어르신들 때 부터 경주라는 곳은 소풍이다 수학여행이다 해서 정말 자주 다니는 곳이고 가기도 어렵지 않은 곳이라 살면서 종종 다니는 곳인 듯 하다.

이번에 가는 것은 10년만에 재 방문인데 예전에는 문화유적 중심으로 다녔다면 이번에는 거의 유유자적 휴양 느낌으로 맛있는것도 많이 먹고 그냥저냥 편하게 여기저기 구경하는 느낌으로 다녀온 것 같다. 역시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하는 생각으로 가게 되면 마음이 조급해져서 오히려 분위기를 망치기 십상.

다녀본 곳 중 특히 재미있었던 곳은 황리단길이었는데 이 곳에서 첫 날 점심을 해결한 곳이 바로 대화만두라는 곳. 

분식이라는 메뉴는 접근성도 높지 않고 누구나가 무난하게 좋아하는 메뉴들로 가득한 장르가 아닐까 한다. 특히 이 곳은 메뉴가 그렇게 많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대부분 좋아할만한 메뉴인 떡볶이, 볶음밥(참치비빔밥), 모듬만두를 주력으로 하여 판매하는 곳이었다. 

 

위치는 황리단길 금관총과 천마총이 있는 길 사이에 있다. 이 길이 황리단길 메인 길인데 사람들이 정말 엄청나게 많이 걷고 있었다. 여기가 서울인지 경주인지 모를 정도의 인파. 맨날 대도시 외곽인 곳에 살다가 이렇게 많은 인파를 보니 적응이 잘 안되었다. 

 

역시 코시국이 끝나고 난 후에는 다시 유명 관광지가 활성화되어 활기를 찾고 있는데 경주에서 특히 이 곳 황리단길은 역시 엄청 인기 있는 곳. 서울의 경리단길이라는 곳은 벌써 유행이 끝나서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고 하던데 이 곳 황리단길은 여전히 엄청난 인파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황리단길에서 꽤나 큰 크기를 자랑하는 대화만두. 우리는 일부러 오픈런을 하거나 아예 느즈막히 밥을 먹으러 가는 걸 선택하여 관광지의 나름 유명한 집을 갈 때에도 대기하는 것을 피하는편이다. 이 곳 대화만두도 인스타그램으로 검색하여 가 본 곳인데 보통 그렇게 검색으로 뜨는 곳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살짝 걱정을 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대기는 없었다.(원래 인스타로 찾아간 곳은 거의 성공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100프로 성공하지는 않기에 살짝 불안감이 없진 않았다. 결론은 성공.)

 

식당 입구에는 이렇게 테이블링 대기 번호를 받을 수 있는 기기와 메뉴판이 있었다. 날이 깜짝 추워졌던 때라 밖에서 서서 보기는 힘들었고 대기도 없었기에 언능 식당 안으로 들어가 자리부터 잡기로 하였다.

 

식당내부는 요렇게 생겼다. 좌측 공간이 안쪽으로 한 번 더 들어간 ㄱ 또는 ㄴ 형태. 안에는 이미 한 회전이 끝나고 나가는 팀이 생겨서 그런지 앉을 자리가 2군데 있었다. 우리부부는 이 곳의 특별 뷰인 왕릉뷰를 즐길 수 있는 창가쪽으로 선택해보았다. 창문 틈으로 살짝 외풍이 있긴 했지만 내부가 워낙 따뜻해서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이 곳도 백년가게 타이틀을 가진 곳. 백년가게는 업력 30년 이상 된 점주에게 인증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since 1988이라고 하니 계산상으로는 35년이 나오니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곳인가 보다.

 

이것이 왕릉뷰.^^ 산인지 무덤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의 거대한 크기의 경주 왕릉은 경주 관광에 있어 필수 코스인 대릉원지구이다. 이 주변으로는 천마총, 금관총, 그리고 조금 거리가 살짝 있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첨성대도 있어서 여러 다른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입지이다.

 

식당 안에서 여유롭게 메뉴판을 공부해본다. 사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공부할 건 딱히 없다. 메인 메뉴 4가지가 있고 그 외 주먹밥이나 면종류가 있다. 배가 상당히 고팠으므로 모듬만두, 떡볶이, 그리고 참치비빔밥 세가지를 주문해보았다. 다 먹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도 했지만 원래 이런 곳에 오면 뭐든 다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일단 음식이 나오고 나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 비주얼이다. 먹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고, 플레이팅이나 셋팅이 진짜 깔끔하고 정갈했다. 거기다 푸짐한 느낌까지 더했다. 이 정도면 고민할 것도 없이 모조리 다 먹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참치볶음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료인 참치가 들어가서 고민할 것도 없이 주문한 메뉴. 거기다 또 그만큼 좋아하는 서니사이드로 잘 구워진 달걀후라이가 올라가 있다. 각종 재료들이 정말 먹음직 스럽게 밥 위를 가득 덮고 있어서 마구 비벼서 먹어야하는 비빔밥인데도, 이 모양을 흩어버리기가 아까울 정도.

 

....란 건 농담이고, 그냥 마구마구 비볐다. 빨리 비벼야 빨리 입에 넣을 수 있으니. 처음 받아들고 나서 이미 어떤 맛일지 예상이 되는 참치비빔밥. 한숟갈 크게 떠서 먹어보았다. 역시 재료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입안의 풍미도 풍성하다. 식감은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요렇게 좀 착착한 것을 좋아해서 더더욱 좋았음.(물론 중국집 볶음밥이라면 고슬고슬함을 더 좋아하지만 이건 분식집 볶음밥이니까. 장르별로 선호 하는 상태는 각각 확실하다.)

 

뭔가 우리가 평소 자주 접하던 떡볶이와는 좀 다른, 양푼이 그릇에 가득 담아주는 라볶이 스타일의 떡볶이다. 삶은 계란과 소세지도 눈에 보이고 어묵과 떡은 당연, 국물도 상당히 넉넉해서 국물떡볶이를 좋아하는 와잎님이 딱 좋았다고 한다. 면사리까지 넣어 상당히 조화로웠던 대화만두 스타일의 떡볶이.

 

개인적으로 살짝 아쉬웠던 것은 굵은 쌀떡이 아닌 작은 밀떡이란 것. 식감의 호불호가 있는 거라 맛이 없다는 것 보다는 내 입맛은 아니라는. 역시 나는 큼지막하게 잘 끊어지는 쌀떡이 좋다. 밀떡의 쫄깃함은 별루라.^^.. 개취다 이건.

 

참, 여기는 어묵국물은 셀프다. 눈에 잘 띄게 있긴 하지만 스쳐 지나갈 수도 있으니 꼭 함께 떠다놓고 먹어야한다. 이 거 상당히 맛있더라. 몰랐으면 어쩔 뻔 하는 생각이 몇 번이고 들었다. 음식을 먹을 때 그래도 요런 맑은 느낌의 국물이 있어야 좀 더 깔끔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이 곳의 하이라이트는 모듬만두를 추천해본다. 어찌 보면 만두 갯수가 좀 작아 보이긴 하지만 비빔만두에서 재료를 따로따로 내어주는 느낌이랄까? 종류는 새우 만두 3개, 고기 만두 4개. 그리고 양배추 무침이다. 

 

만두는 찍어먹을 수 있는 소스 2종류를 준다. 간장과 칠리소스 계열이다. 취향껏 좋아하는 걸 찍어먹으면 된다. 물론 두가지 다 맛있다.

 

새우 만두 먼저 시식. 새우살이 큼지막한게 아주 맛있었다. 꼬리까지 다 씹어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버릴게 없었던 새우 만두. 고기만두는 사진을 못 남겼다. 이 때 부터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의지를 살짝 상실하고 먹는데 집중한 편.ㅎㅎ 역시 음식관련 포스팅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별도의 의지가 필요하다. 살짝 정신줄 놓으면 이미 음식이 다 뱃속에 들어가서 찍을래야 찍을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 만두는 역시 비빔만두 스타일이 진짜 맛있는 듯 하다. 양배추 무침과 만두를 함께 집어서 먹으니 이 맛이 단연 최고.결국 세가지 메뉴를 와잎님과 둘이서 다 먹어버리고 말았다. 원래 우리 둘다 배가 작아서 많이 못 먹는 쪽인데 ... 어디가서 많이 못먹는다고 이야기 하면 안되겠다. 우리들의 능력을 새롭게 알았다. 역시 사람에게 불가능은 없는 건가 보다...(뭐가 이렇게 거창해.ㅋ)

이상 황리단길 대화만두 이야기였다. 여행은 역시 아무 걱정거리 하지말고 그저 좋은 거 구경하고 식도락이 최고다. 인생 별거 있나. 이렇게 재미나게 사는게 인생이지. 

한 번 사는 인생, 즐거이 사는거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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