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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멋집

그냥 맛있는 대구 동성로 만두전문점 - 태산만두(since 1972) -

by Nautilus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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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자주 놀러가는 노틸러스.

이 곳은 나의 추억의 공간이자 역사의 장이랄까.

뭐 그리 거창한 곳은 아니고, 다름아닌 소시적 학교가 이 주변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동성로에서 많이 놀고 다녀서 추억이 가장 많은 곳이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동성로란 곳은 정말 흥미진진하고 가볼 곳 많은 곳.

그 중에서 먹거리 쪽이 가장 독보적인데, 개인적으로는 동성로에는 구석구석 아직 찾지 못했지만 정말 가볼만한 식당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다니고 있다.

그 중에서 이 곳 태산만두는 수도없이 다니던 길이었는데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곳인데 최근에 여기가 진짜 만두 맛있게 하는 맛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녀와보게 됨.

(꼭 남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움직이는....;;;;ㅎ)

 

만두집 입면은 양쪽으로 한자가 된 간판 비스무리한 것이 있어서 뭔지 모르겠지만, 쨌든 태산만두라는 메인 간판이 있어서 찾아가기는 쉬운 곳이다. 무려 1972년, 그러니까 계산해보니 41년이 넘은 곳이라고... 제대로 노포집.

식당 안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가구나 집기류 배치는 매우 평범한 곳이었다. 오래된 곳이긴 하지만 최근에 내부 인테리어를 리뉴얼을 했는지 그렇게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았던 느낌. 상당히 중화스러운 느낌이라 봤더니 중화요리 중에 만두와 몇가지 면 종류를 전문으로 다루는 식당이었다.

메뉴판은 중화요리집 치고는 종류가 매우 단촐했다. 역시 만두 전문점이라 그런지 2페이지 중 1페이지는 모두 만두와 관련된 메뉴들이고 나머지 한페이지는 면 종류. 그리고 음료수, 공기밥 등.

원래 만두집 처음 가면 무조건 군만두를 먹어봐야 한다. 저녁시간, 간만에 와잎님이 일하는 동성로 쪽으로 와서 먹는 식사라 만두종류 2개(군만두, 탕수만두), 그리고 면종류 1개(쫄면)을 주문했다. 다 먹을 수 있어!!~

테이블 셋팅은 여느 중화요리점과 비슷한 식초와 간장, 그리고 고추가루가 놓여져 있다. 요즘 여느 중화요리점이 다 그렇지만 1회용품 사용을 금지해서 나무젓가락이 없이 이렇게 철수저나 플라스틱 수저를 주는데 이게 정말 아쉬운 부분... 중국요리는 원래 나무젓가락인디...그래도 뭐, 시대의 변화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살아야지 어쩌겠어.

기본 반찬은 당연히 나오는 단무지, 그리고 특이하게 깍두기가 나온다. 깍두기는 그냥그냥 그랬음. 그냥, 반찬은 단무지 하나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할 듯 하다. 뭐 반찬 먹으러 온건 아니니 메인 요리 제대로 기다려 본다.

쫄면이 먼저 나와주었다. 비주얼은 재료 푸짐하게 잘 올려주는 평범한 쫄면의 모습. 쫄면은 자고로 양념이 생명이거늘. 어디 한번 뒤적거려 본다.

냄새부터 제대로 입맛 당기는 양념이 눈에 들어오고, 바로 쉐킷쉐킷 비벼주었다. 성스러운 시간이다...

정말 성심성의껏 비벼주었음. 한입 먹으려고 하는데 만두가 나왔다....!!

두가지 만두 중 군만두가 먼저 나왔다. 비주얼은 깡패 수준이다. 원래 이렇게 다 붙어있는 듯이 나오는 만두가 안 맛있었던 적이 없다. 진짜 제대로 잘 튀겨져 나온 군만두의 비주얼은 한 입 베어 먹었을 때 육즙이 나오는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

만두 먼저 먹어보지 않을 수 없다.

역시 상상했던대로 육즙이 제대로 입안에 같이 흘러들어오면서 군만두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 수 있었다. 소문대로 만두 맛집.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는 곳은 다 그 이유가 있다. 40년 넘게 노포집으로 그 자리를 지켜온 이유가 바로 다 이것 때문인듯.

이렇게 된 이상 쫄면에 같이 싸먹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우리 부부의 음식 섭취의 파티는 제대로 시작되었다. 누구 하나 뭐랄 것도 없이 부지런히 입으로 가져가는 행위 말고는 다른 걸 할 여유가 없는 순간.

아무리 둘 다 하찮은 위라서 많이 못먹는다고 하지만 이렇게 딸라 두개는 도무지 적었다. 만두를 두종류 시킨 것은 신의 한수.

나머지 만두 종류 하나도 나와주었다. 바로 탕수 만두. 이거는 탕수육을 생각하고 주문한 만두인데...어...음...의외로 별루였다. 아, 여기서 별루라는 것은 탕수육을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그냥 선입견 전혀 없이 먹는다면 이 탕수육 소스와도 잘 어울리는 괜찮은 메뉴라고 할 수 있다.(역시 이름 하나로 함부로 상상하면 안된다.)

요건 군만두와는 다른, 동글동글하게 만든 만두를 튀겨서 위에 소스를 부어준 건데, 계속 먹으니 이건 이거대로 맛나게 잘 먹었다. (탕수육 생각 할 때마다 아쉬웠지만.ㅎㅎ)

진짜 맛나게 잘 먹고 온 태산만두. 

여기를 왜 수십년만에 처음 와보게 되었는지....

뭐 가봐야하는 식당이, 그동안 안 가본 덕분에 엄청 많이 남아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역시 긍정의 마왕 노틸러스.

아무튼 태산만두는 대구 동성로를 간다면 꼭 가보라고 추천해볼만한 곳이다. 

그럼 다들 태산 만두 가볼 동안 나는 또 다른 식당을 둘러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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